여행다녀온뒤 너무나도 피곤하여 족발에 소주 한잔 하며 뭐 볼만한 영화가 없는가 하다 찾아 본 영화가 '곡성'
스포를 싫어하기에 스포관련 글은 전혀 보지 않았고 무서운걸 싫어하기에 관심조차 없다가
문득 생각이나 보게 되었다.
- 주의 - 음주리뷰 이므로 정신없이 맥락묘연한 글이 될 것입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몇가지 보았다. 나와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도 그리고 전혀 생각지 못한
리뷰를 남긴 사람들도 있었다.
첫번째 - 영화가 끝나고 난 후 나의 생각
1. 와 .. 슈벌 황정민이 한통속이었어???
마지막 장면에서 황정민이 상자를 떨어뜨렸을때 나온 내용물은 '사진'
일본인이 방안 벽에 붙여 놓았던것과 비슷한(동일 사진인진 모름), 하지만 의미상으론
동일선상에 놓일 수 있는 바로 그 사진.
그 전부터 의심이 들기 시작한 것은
돌아가지 말라는 천우희와 빨리 돌아가라는 황정민 사이에서 갈등하는 곽도원
마지막에 악마로 변하는 일본인
마지막 장면을 보고난 후 나는 정말
"시벌 이게 끝이여?"
라고 말하며 마지막 남은 소주잔을 들이켰다.
2. 종교?????
아 영화에선 3가지 종교가 나타난다.
일본인으로 나타나는 '밀교'
황정민의 '토속신앙(무당)'
부제의 '카톨릭'
이 3가지 종교의 공통점이라면
악마 귀신 사탄 등으로 표현되는 어떠한 존재에 대해서 인정하고 그를 퇴치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뭘 하는지 모르는 아직도 파악이 안된 일본인의 밀교는 제쳐두고
토속신앙인 박수무당은 귀신을 퇴치하려 한다.
부제가 찾아간 신부님은 실제로 보았느냐며 영화속 사건을 외면한다.
재밌는건 전염병과도 같은 두드러기
이 두드러기는 엑소시즘 영화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악마에 영향을 받거나 할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중 하나이다.
그리고 신부는 실제로 본적이 있느냐며 물어본다.
그 장면에서 내가 가장 먼저 느낀 감정과 생각은
'그럼 신은? 신을 실제로 보고 느낀적이 있는가? 신부라는 사람이? 종교인이?'
내가 영화를 보고나서 느낀것은 위에 두가지가 전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면서 더 많이 생각을 하게 되었고
또 나타난 키워드와 생각들이 머릿속을 뒤집어 놓았다.
그리고 영화 내에선 상당히 많은 상징적 오브젝트들이 많이 보인다,.
죽은 짐승, 뿔달린 짐승의 해골, 까마귀, 장독, 흰닭, 검은닭, 사진, 등등등...
죽은 짐승과 뿔달린 짐승의 해골은 저주라는 테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심볼이며
죽은 시체를 먹는 까마귀는 불길함을(사실 우리나라의 먼 옛날에 까마귀는 길조였다가
일제시대때 부터 흉조로 인식이 바뀌게 되었다)
장독은 집념이라는 테마에 등장하는 오브젝트 이다. 장독은 오랜시간 기다려야 하는
식품의 상징이기도 하며 어린아이를 장독에 가두어 굶어 죽을때까지 기다렸다가
뚜껑을 열었을때 손을 내뻗는 아이의 손가락을 잘라 주술적 용도로 사용한다는 이야기
흰색과 검은색의 대립구조, 그리고 저주를 하기 위해 대상의 얼굴을 제대로 생각하기 위한
사진등 주술적 상징 요소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아주 흥미로운 것은 천만원을 요구하는 황정민의 모습이다. 황정민은 천만원을 요구하고 난 뒤
곽도원에게 부정타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얘기 한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돈의 액수를 직접적으로 요구한 황정민의 행동이 가장 부정타는 행위라는 것이다.
어느 용한 점집을 가보아라. 무당이 직접적으로 구체적인 액수를 요구하는 곳은 거의 없다,
예약을 봐준다던가 하는 사람들이 지불할 액수를 이야기 해주며 점을 보러 온 사람들이 무당에게
얼마를 주어야 합니까 라고 물어보면 항상 나오는 대답은. '정성 만큼' 이다.
학창시절부터 주변인들에게 가끔 타로점을 봐준 나조차도 얼마를 내야 한다고 잘 말하지 않았다.
세속적인 돈의 액수를 직접 말한다는 것 부터가 부정을 타는 행위라는 이유였다.
꼭 돈이 아니더라도 내가 한 행동만큼의 가치를 지불하라고 하였을 뿐이다.(물론 얼마라고 가격을 책정해 놓은 분들을 비하하는 의미는 절대 아니고 단지 내 경험과 더 주워들은 이야기에 기반했을 뿐이다. - 액수 정해놓고 하시는 분들중에서도 상당히 잘보는 분들 많다. 특히 타로점! 20대 중반에 타로점 보고 반년만에 모든 내용들이 들어 맞았었다. -)
이것은 동양의 토속신앙에서 더웃더 짙게 나타난다.
이 장면에서 황정민의 실제 박수무당이라는 신뢰성이 떨어지는 계기가 되는 장치라고 생각을 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고 생각한 점들...
1. 뭐시 중한디? 뭐시 중하녀고!!!! 뭐시 중한지도 모름서!!!!
무엇이 중요한가. 영화속에서 여러가지 장면들을 풀어줄 열쇠가 되어줄 문장인 것 같기도 하다.
내 딸의 안전이 중요한가, 이 마을의 존속이 중요한가.
영화속 황정민은 이렇게 말한다.
마을 사람들 씨를 말릴수 있다고.
정작 효진이의 아버지인 곽도원은 딸을 위한 굿을 진행한다.
무당 황정민을 불러온 것도 딸을 위한 것.
굿을 하는 장면에서는 마치 굿을 하는 황정민과 주술을 하려는 일본인의 대립구조가 나타나며
딸인 효진이는 황정민의 굿을 그만두라고 한다.
분명 황정민은 굿을 하기전 부정타는 행위는 하지 말라고 곽도원에게 경고 했지만
그만두게 해야 한다는 딸의 말을 듣고 곽도원은 굿판을 엎어버린다.
딸을위해 굿판을 엎느냐. 마을의 존속자체를 지워버릴 수 있는 일본인의 주술을 막느냐
무엇이 중여한가에 대한 키가 될 수도 있을것 같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문구.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예수가 손을 내밀며 뼈와 살이 있다 라고 얘기한다.
이장면 마지막에서 일본인이
자신이 있는 동굴로 찾아온 부제게 한말과 이어진다.
너는 나를 악마인지 확인하러 온것이지 않느냐
자 보아라 나에겐 뼈와 살이 있다.
그리고 천우희가 곽도원의 팔을 붙잡는 장면에서
곽도원은 마치 천우희가 자신의 팔을 붙잡는 느낌에서 산 사람이 아니다 라는
느낌을 받는다. 즉 뼈와 살의 그 살아있는 사람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듯이 말이다.
무엇이 중요한가?
뼈와 살이 있는 실체의 말이 중요한 것인가 이미 죽은 자의 말이 더 중요한 것인가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는가.
이 장면에서 황정민을 전화를 하며 집으로 어서 가라고 곽도원에게 이야기 한다.
결국 곽도원을 집으로 돌아가고 집에서 본 장면은 피칠갑이 된 집안의 모습이었다.
뼈와 살이 있는 실체의 존재가 한말, 마치 그것이 없는듯한 죽은자 같은 존재가 한말.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우선시 해야 하는가.
2. 눈에 보이고 실제로 본것만이 전부인가. 내 마음 속에서 상상해낸것은 아니한가.
영화 중반부 부터 허상일것 같은 장면을 보여준다..
경찰서에서 정전이 된 후 벌거벗은 여인을 보고 놀라는 모습
곽도원이 꿈에서 본 짐승을 먹고 자신을 덮치는 일본인의 모습
사실 부제의 신부가 말했듯이
실제로 본적이 있느냐? 라는 말에서도 관람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요소중 하나이다.
그리고 그 주제의 정점은
동굴 안에서 일본인의 말과 마지막으로 곽도원이 본 천우희의 말이다.
곽도원이 천우희를 보고나서 산사람인지 죽은 사람인지 묻는 장면이 나온다.
천우희는 대답하지 않고 현 상황에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한다.
부제가 동굴로 들어가 일본인에게 정체를 묻자
일본인은 이미 당신은 나를 악마라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그리곤 내가 악마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온것이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
여기에 영화 초반 등장한 독버섯. 즉 환각을 보게 하는 독버선의 존재가
다시 생각나게 한다.
환각.
내 눈앞에 있는것이 싪체인지 허구인지 구별을 못하게 하는 것
과연 곽도원이 본 천우희는 환각인걸까? 정말 귀신인걸까? 혹은 살아있는 사람인걸까?
부제가 본 일본인이 뜬금없이 사진을 찍는 모습, 악마로 변한모습은 정말일까? 환각일까?
이 물음에 다시 영화 초반 등장한 뼈와 살이 있으니 만져보아라 라는 성경구절과
실제로 본적이 있느냐는 사제의 말이 관통하게 된다.
하.... 영화 해석하기 더럽게 어렵다.
3. 영화 중간에 등장하는 곽도원이 아내와 성관계 하는 모습을 딸에게 들킨 장면과 곽도원이 딸의 두드러기를 확인하기 위해 치마를 들췄을때 소리지르는 효진의 장면
이게 의미없으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첫번째로 든 생각은 속편을 위한 떡밥인가?
두번째로는 메인 주제로 부터 약간 눈을 돌리게 하기 위한 함정일까?
세번째로는 그냥 감독이 이런 장면을 넣으면 관객들이 더 깊이 많이 생각 하겠지? 하는 일종의 트릭과 같은 것일까
이부분에 대해선 아직 정리된 것이 없다. 그러나 다시한번 그 장면을 상기시키면 또다른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을까?
영화 전체의 메인 스트림은
딸을 지키고자 하는 아버지와
선택한 대상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는 사람잡는 어떠한 존재와의 대립.
지키고자 하는 대상은 있는데 누가 왜 공격하는지는 모르는 막연함.
영화에서 가장 잘 보여준 감정이라고 생각 된다.
누가 공격하는진 모르는데 일단 내 딸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 되었든 하겠다는 아버지의 모습만으로도
이 영화의 맥락은 이어지고 스토리가 된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떡밥들은... 글세...
말하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술먹은김에 얘기 하자면
마초성과 자극성을 좋아하는 감독의 '이런거 넣으면 관객들이 더 혼란스러워 하고 어렵게 생각하고 뭔가 의미부여 하면서 더 다양한 해석을 내어 놓겠지?' 하는 마음의
허세반 심술반 이라고 생각 되어 지기도 한다.
이제 슬슬 술기운이 올라오며 잠이 쏟아지기 시작한걸 보니 이제 글을 끝내야할 시간이 온 것 같다.
분명 이 글을 작성하기 전엔 몇가지 테마가 더 있었는데 기억도 안나고...
자고 일어나서 쓰자니 지금 쓴 내용도 기억이 나지 않을것 같아 부랴부랴 작성을 해 보았다.
사실 한국영화 보면의 의미 생각해본적이 별로 없었는데.
뭔가 강제적으로 관람객 새퀴들아 머리통좀 굴리면서 상상력좀 펼쳐보아라 하는 느낌이라
재미있었던 영화였다.
그,럼
이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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